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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생명이고 생명은 공감으로 자란다

기사승인 2019.10.02  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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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정 /숲마루농원 작은농부

7월의 어느날. 봄철 농작물 수확을 마무리 한 어느 즈음 제주 농부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일면식도 없는 노 부부 농민의 비보가 남의 일 같지 않게 다가왔고 지금도 가슴이 메인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유기농업에 삶을 다해온 노부부 두분이 겪었을 고립과 언제 빠져나갈지 알 수 없는 긴 터널같은 절망이 얼마나 컸으면 두분을 그런 선택으로 내몰았을까!

조금만 더 빨리 조금만 더 다수가 그들의 어려운 사정을 공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마음자리를 맴돈다.

유기농 농업 16년차인 부부는 왜 그 어렵다는 유기농업을 고집했을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려는 마음은 생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이는 지속하기 어렵다. 이익을 앞세우는 세상에서 어지간한 마음으로 유기농을 지속해가기가 간단하지만은 않다.

인간의 삶이 뭇 생명들과 연결됨을 인지하고, 온갖 화학약품의 유혹에서 벗어나 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구도자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친환경 농업은 중소농들이 대다수다. 자본과 이익이 중심인 농업 세태속에 친환경 농업이 추구하는 농산물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은 농부만이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구도의 노력은 소비자와 생산자 시민 모두의 몫이어야 마땅하다.

노부부의 일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 첫해 농사를 시작하고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눈앞이 캄캄하다는 것을 그때 알게되었다. 소식을 들은 가까운 지인들이 소개에 소개를 더하고, 더 나아가 정기적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구입하여 전달까지 해주는 이웃이 있었고, 일부에선 협동조합을 꾸려주어 정기적으로 출하를 할수있게 되었다, 이듬해엔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에도 계약재배를 할수있게 되었다. 물량이 많아질땐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로 나간 경우도 있었다. 나는 공감해준 그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힘으로 친환경 농업을 지속하고 있다.

부부가 없는 세상에 남겨진 100여톤의 유기농 농산물과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에 눈과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못보고 못듣던 일들이 왜 지금은 보여지는것일까! 조금은 아쉽지만 사연을 접한 모든 이들은 서로가 봉사자로 홍보자로 소비자로 나서서 구매에 앞장서며 뜻깊은 일에 동참했다.

농산물은 새벽 2시까지 포장 작업을해도 당일 주문을 마치지 못했고, 추가 봉사자 요청과 배송의 지연, 농산물 품질 상태의 부족함을 양해 부탁한다는 안내문이 발송되었다. 구매자들은 참 잘된 일이라며 배송 지연에 너그러운 마음을 표현해주었다. 주문자들의 농산물 양은 대량이 아니었다. 1kg단위의 농산물 이었다. 각자가 살아가는 삶과 추구하는 것이 달라도 부부의 사연으로 사람들은 공감의 행동을 아끼지 않았다.  한사람의 시작으로 더하고 더하여 농산물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부부가 이세상 우리와 함께였을때 지금의 이런 공동체의 행동들이 조금 더 빨랐더라면 부부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생명을 살리는 농업을 하고 있었을지 떠올려본다.

소비자는 먹거리의 안전성에서 소외되지 않고 생산자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자긍심을 외면당하지 않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그것이 생명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싶다.

농업은 생명이고 그 생명은 우리 모두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시민이 먹거리에 대한 공감으로 모두가 농업의 주인으로 되는 미래를 꿈꾸어 본다.

이하정 /숲마루농원 작은농부 yeoju@yeojunews.co.kr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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